|
꼴.과.얼개 |
| 2003/12/20(21:54) from 220.88.196.206 | |
| 작성자 : 백은재 (whiteapple@empal.com) | 조회수 : 455 , 줄수 : 44 |
| 03년 노리개잔치를 마무리하며.. |
|---|
|
유난히도 추운 날, 새벽 5시부터 잔치 준비를 위해 학교로 가는 택시를 탔었다. 실로 시간이란 흐르는 것이다. 뻣뻣하게 굳을 만큼 긴장해서, 어색한 자세로 얼떨결에 맡은 조명을 은우언니랑 둘이서 진행하면서 두사람 분량의 음향진행을 혼자 진행해주던 보람이한테 너무 미안하고 대기실에서 정신 없이 옷을 갈아 입히고 장신구를 달아주었을 의상팀, 안무팀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은 곳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진행해주던 미애랑 인실언니랑 매번 막을 올리고 내려주던 성훈오빠 선호오빠 현이오빠들이랑 수아랑 추운 곳에서 계속 사람들을 맞이해 주던 소영이랑 슬기언니랑 무대 상황 전부 위쪽으로 알려주면서 가장 정신 없었을 지민이. 알림책부터 장신구까지 모든 부분을 더 나은 방향으로 알려주신 교수님. 그리고 누구보다 가장 고생한 1학년들.. 눈을 감아도, 떠도 이 엄청난 일들은 이미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는 사실에 오늘 하루 나는 눈을 하루종일 감았다 뜨면서 놀라워했다. 그 긴 밧줄들과 천은 묶여서 과실에 놓여있고 각자의 장신구는 책상으로 돌아왔고 의상은 1학년들에게 주었을 테다. 피곤함과 뒤풀이 때 마신 맥주 한잔이 뒤섞여서 정신 없이 잠을 잤는데 여전히 전신에 남아있는 피곤함과 정신적인 잔여물만이 어제 있었던 일들이 절대 꿈이 아님을 말해주었다. 선물로 받았던 케이크 상자를 열고 그 달콤한 조각을 유자차 한 모금과 입으로 넣으면서 진심으로 보러 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했다. 내가 금속공예과에 왔기에 가능했던 이 행사가 내 주위의 많은 이들을 힘들고 지치게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여전히 그 조명의 빛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듯 기분 좋은 빛갈로 남게 됨을 감사한다. 하지만, 이제 내년부터는 관객석에서 느긋-하게 그들의 공연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기를 빌어본다.. 하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