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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집 |
| 2023/06/03(12:33)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ㅏㄹ로.마리ㅏ니+김정락+미^헤란게로 | 조회수 : 22 , 줄수 : 15 |
| 어떤 현대미술가의 미켈란젤로를 위한 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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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o_Mariani_350450830_978229449862463_4481030661390788814_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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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o Mariani 350450830_978229449862463_4481030661390788814_n.jpg 김정락 4일 · <어떤 현대미술가의 미켈란젤로를 위한 헌사>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모순적이다. 그러나 그 모순이 - 항상 그렇듯이 - 사유를 촉발시킨다. 사람인 듯 조각인 듯 닮은 두 인물이 서로를 그린다. 고대의 대리석 조각품을 연상시키는 몸과 얼굴은 고전주의의 전형이다. 그들이 의자로 삼은 것은 구와 육면체의 기하학적 형상이다. 이 기하학적 형상물은 근원적인 기호이자 만물의 이미지가 수렴될 기초형태다. 세잔의 조형관도 이것에 기인했다. 게다가 머리에는 월계관까지 쓰고 있어서 고대 혹은 고전의 향수가 물씬 풍긴다. 하지만 이 작품은 현대미술에 속한다. 이탈리아 화가인 카를로 마리아니(Carlo Mariani)가 1983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제목 또한 심상치 않다. ‘Il mano ubbidisse all'intelletto(이성에 순종하는 손)'이란 타이틀이다. 화가는 작품에 즈음하여 미켈란젤로를 언급하였다. 그러고 보니,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남자들의 누드는 거장의 조각상을 차용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시각현상을 넘어서 서로를 그려서 형상화시키는 이 초현실적 상황은 어쩐지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와 같은 모순으로 인과적인 논리를 뒤틀어버린다. 이런 비논리에 근거를 화가는 르네상스 때 시인이었던 비토리아 콜로나(Vittoria Colonna)에게 헌정되었던 미켈란젤로의 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한다. “훌륭한 예술가에겐 개념이 없다; 대리석은 그 자체로 초월적인 상황에 있지 않으며, 오직 이성에 복종하는 손이 가 닿을 뿐이다.” "Non ha l’ottimo artista alcun concetto c’un marmo solo in sé non circonscriva col suo superchio, e solo a quello arriva la man che ubbidisce all’intelletto." - Michelangelo 이성(지성)에 순종하는 손은 이미 현존하는 이미지를 질료 속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창작의 본질이라 본 미켈란젤로의 예술관이다. 그 예술관에 화가는 모순적 상황을 펼쳐 놓아, 그의 예술적 선배를 비꼬거나 찬(讚)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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