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집


2018/07/25(20:53) from Anonymous Host
작성자 : 강진모 조회수 : 15 , 줄수 : 24
좌탈(坐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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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탈(坐脫) / 김사인

때가 되자
그는 가만히 곡기를 끊었다.
물만 조금씩 마시며 속을 비웠다.
깊은 묵상에 들었다.
불필요한 살들이 내리자
눈빛과 피부가 투명해졌다.
하루 한 번 인적 드문 시간을 골라
천천히 집 주변을 걸었다.
가끔 한 자리에 오래 서 있기도 했다.
먼 데를 보는 듯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시간을 향해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저녁별 기우는 초저녁 날을 골라
고요히 몸을 벗었다 신음 한 번 없이
갔다.

벗어둔 몸이 이미 정갈했으므로
아무것도 더는 궁금하지 않았다.

개의 몸으로 그는 세상을 다녀갔다.

(사진 Michael Bethe Selas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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