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누리 곳집

곳집

2021/07/03(20:28) from Anonymous Host
작성자 : 최봉영	조회수 : 604 , 줄수 : 40

참으로 . 딱하지 .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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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영
어제 오후 6:07 ·
# 묻따풀 학당
《참으로 딱하지 아니한가》
사람들은 수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말의 뜻이 또렷하지 않은 까닭으로 많은 말들이 사무침이 없이 그냥 흘러가 버린다.
인문학자들은 말로써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인문학자들이 하는 말조차 뜻이 또렷하지 않아서, 듣는 사람의 머리만 어수선하게 만드는 일이 많다. 밥값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잘난체하는 이들을 보면 매우 딱하다.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실제(實際), 실상(實狀), 실물(實物), 실상(實相), 실상(實象), 실상(實像), 가상(假想), 가상(假象), 가상(假像), 구상(具象), 추상(抽象) 따위를 말한다. 그런데 그들은 실상(實相)과 실상(實象)과 실상(實像)이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르며, 가상(假想)과 가상(假象)과 가상(假像)이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른지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은 얼추 그냥 그런 것으로 퉁쳐버리고, 또 다른 것으로 넘어간다.
오늘날 한국사람은 ‘상’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린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실상(實狀), 실상(實相), 실상(實想), 실상(實象), 실상(實像)에서 말하는 ‘상(狀-相-想-象-像)’을 모두 하나의 ‘상’으로 여겨서, 그냥 실상-실상-실상-실상-실상을 말하면서 매우 멍청하게 살아간다.
누군가 ‘實’과 ‘狀’과 ‘相’과 ‘想’과 ‘象’과 ‘像’이라는 한자를 배웠더라도 실상(實狀), 실상(實相), 실상(實想), 실상(實象), 실상(實像)이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 또렷이 알아보지 못하면, 그냥 ‘상’에 빠져서 허우적거려야 한다. 그런데 누구도 이런 것을 문제삼지 않는다. 눈앞의 것에 마음을 빼앗겨서,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실상(實相)과 가상(假想), 실상(實象)과 가상(假象), 실상(實像)과 가상(假像)이 하나로 뒤엉켜서 함께 돌아가고, 구상(具象)과 추상(抽象)이 한 몸이 되어서 숨바꼭질을 하는 매우 무서운 곳이다. 사람들이 정신을 잃지 않으려면, ‘열매’에 바탕을 둔 ‘실(實)’과 ‘처럼’에 바탕을 둔 ‘가(假)’가 무엇을 뜻하는 말이고, ‘실(實)’과 ‘가(假)’를 담아내는 ‘상(狀)’과 ‘상(相)’과 ‘상(想)’과 ‘상(象)’과 ‘상(像)’이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 또렷하게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1. 실제(實際)
실제(實際)는 어떤 것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참으로 그러한 ‘때’와 ‘곳’을 아울러서 가리키는 말이다.
2. 실상(實狀)
실상(實狀)은 어떤 것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참으로 그러한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3. 실물(實物)
실물(實物)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어떤 꼴과 어떤 일을 지닌 어떤 것이 참으로 자리하고 있는 경우에 그것이 그것임을 가리키는 말이다.
4. 실상(實相)
실상(實相)은 느끼고 아는 일을 하는 임자가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참으로 마주하고 있는 실물(實物)을 가리키는 말이다. 임자가 실물(實物)을 마주해야만, 실상(實相)이 있게 된다. 임자가 실물(實物)을 실상(實相)으로 마주하는 일은 여럿이 두루 함께 할 수 있다.
5. 실상(實象)
실상(實象)은 임자가 실상(實相)으로 마주하고 있는 어떤 것을 하나의 ‘상(象)’으로서 알아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임자가 실상(實相)을 어떤 것으로 알아보게 됨으로써, 실상(實相)이 실상(實像)으로 드러나게 된다. 실상(實象)은 임자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상(象)’이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나는 일이 있어야, 다른 임자와 함께 할 수 있다.
6. 실상(實像)
실상(實像)은 임자가 머릿속에 들어 있는 실상(實象)을 밖으로 드러내어, 하나의 표현(表現)으로서 구실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임자가 실상(實象)을 실상(實像)으로 드러내어 표현(表現)하게 되면, 다른 임자들이 두루 함께 할 수 있다.
7. 가상(假想)
가상(假想)은 임자가 머릿속에서 꾸며낸 것을 느낌이나 녀김의 대상으로 마주하는 어떤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상(假想)은 임자가 머릿속에서 꾸며낸 것이기 때문에 저마다 제멋대로 뻗어나갈 수 있다.
8. 가상(假象)
가상(假象)은 임자가 가상(假想)으로 마주하고 있는 어떤 것을 하나의 ‘상(象)’으로서 알아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상(假象)은 임자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상(象)’이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나는 일이 있어야 다른 임자와 함께 할 수 있다.
9. 가상(假像)
가상(假像)은 임자가 머릿속에 들어 있는 가상(假象)을 밖으로 드러내어, 하나의 표현(表現)으로서 구실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임자가 가상(假象)을 가상(假像)으로 드러내어 표현하면, 다른 임자들이 두루 함께 할 수 있다.
10. 구상(具象)
구상(具象)은 임자가 마주하고 있는 어떤 것을 실물(實物) 또는 실물(實物)처럼 알아볼 수 있게 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구상(具象)에서 어떤 것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어떤 꼴과 어떤 일을 가진 어떠한 것으로 드러나게 된다. 구상(具象)에서 어떤 것이 어떤 꼴과 어떤 일을 갖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실물(實物)에 바탕을 둔 ‘실상(實相)=참이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상(假想)에 바탕을 둔 ‘가상(假象)=처럼것’이다.
11. 추상(抽象)
추상(抽象)은 임자가 구상(具象)에서 볼 수 있는 몇 개의 요소를 뽑아내서 그것만 따로 다룰 수 있게 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임자가 구상(具象)에서 뽑아내는 추상(抽象) 요소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째로 구상(具象)의 바탕이 되는 ‘때’와 ‘곳’을 뽑아낸 것, 둘째로 구상(具象)의 몸통을 이루는 ‘것’을 뽑아낸 것, 셋째로 몸통인 ‘것’이 구상(具象)으로 드러나는 ‘꼴’을 뽑아낸 것, 넷째로 몸통인 ‘것’에서 벌어지는 ‘일’을 뽑아낸 것이 그것이다.
12. 표상(表象)
표상(表象)은 임자가 머릿속에서 어떤 것을 하나의 ‘상(象)으로 알아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표상(表象)에는 ’늧‘과 ’느낌‘에 바탕을 둔 느낌 알이 표상과 ’말‘과 ’녀김‘에 바탕을 둔 녀김 알이 표상이 있다. 또한 표상(表象)에는 실상(實相)에서 비롯하는 실상(實象), 가상(假想)에서 비롯하는 가상(假象), 실상(實相)과 가상(假想)을 아우르는 구상(具象), 구상(具象)에서 뽑아낸 추상(抽象)이 있다.
13. 표현(表現)
표현(表現)은 임자가 머릿속에 들어있는 표상(表象)을 밖으로 드러내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도록 표현(表現)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임자가 어떤 것을 표현(表現)하는 것에는 실상(實象)을 표현하는 것, 가상(假象)을 표현하는 것, 구상(具象)을 표현하는 것, 추상(抽象)을 표현하는 것이 있다.
14. 구상화(具象畵)
구상화(具象畵)는 임자가 어떤 것을 실물(實物) 또는 실물(實物)처럼 알아보도록 구상(具象)으로 표현(表現)하여, 다른 임자들이 그것을 실물(實物) 또는 실물(實物)처럼 알아보도록, 그려 놓은 그림을 가리키는 말이다.
15. 추상화(抽象畵)
추상화(抽象畵)는 임자가 어떤 것에서 뽑아낸 추상(抽象) 요소를 그림으로 표현(表現)하여, 다른 임자들이 그것을 구상(具象)을 넘어선 어떤 것으로 알아보도록, 그려 놓은 그림을 가리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