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누리 앞선.사이.벗.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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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21(01:47) from 211.201.205.4
작성자 : ㅠ한짐 (yhanjim@chollian.net)	조회수 : 6217 , 줄수 : 42

Re: 기억과 심상에 의하여 읽고 쓰는 기계장치

찬찬히 풀어 봅니다.
단순한 제목이지만 계속해서 의문이 생기기 때문에 자꾸 생각을 해 봅니다.
'기억과 심상에 의하여 읽고 쓰는 기계장치'

기억이 뭐냐고 5살 짜리가 물어 본다면 저는 '보거나 듣거나 읽은 것을 머리 속에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읽는게 뭐냐고 묻는 다면 '글을 알아 채고 머리속에 남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쓰는게 뭐냐고 묻는다면, '머리속에 남아 있는 것을 꺼내서 글로 옮겨 놓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을 재료로 하겠습니다.

'기억'은 '기억함'이라고 할 수도 있고 '기억'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에 '심상'이 따라오면서 한데 묶이므로 심상과 비슷한 처지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심상하다'라는 단어는 없으므로 심상은 '심상'이 됩니다. '심상을 떠올리다'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여기서 '기억'은 '...옮겨 놓은 것'이 됩니다. 심상은 무엇이냐, 문자 그대로 '마음에 새겨진 인상'이라고 합시다.
두 단어가 정리가 되었고, 이제 다음 '의하여'입니다.
의하여를 보면 '~ 때문에, ~ 덕분에, ~을 이유로, ~을 핑계로 '뜻이 있습니다.
'연산오류에 의하여 프로그램이 중단되었습니다'에서 쓰듯이 말입니다.

다음 단어를 봅시다.
'읽고 쓰는'이 나옵니다. '~을 읽고, ~을 쓰다' 죠.
'읽고 쓰다'를 다시 이어 보면, '어떤 것이 이유를 제공해서 읽고 쓰다'가 됩니다. '빚 때문에 글을 썼다'는 말이 되는 것 같습니다만, '빚에 의해서 글을 썼다'는 어색하죠. 그러나, '강요에 의해서 글을 썼다'는 말이 됩니다. 글을 쓰게되는 분명한 이유가 됩니다. 다시 풀이를 이어 써보면, '기억과 심상 때문에 읽고 썼다'는 말이 잘 읽히지 않습니다.

사실 이 논문제목은 시적인 의도가 있는 제목입니다. 시적인 술수를 쓴 제목이 아니라 작품의 주제가 그렇다는 이야기 입니다. 시적이라는 말은 문법을 왜곡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논문제목'이라면 뜻을 분명하게 해서 의도를 드러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말은 아무말이라고 마구 쓸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쳐서 다시 이어 봅니다. 기계와 장치는 비슷한 말이어서 줄여씁니다.
'기억과 심상을 읽고 쓰는 기계'
사실 여기서도 어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기억, 심상은 앞서 말한것과 같이 '내부로 옮겨 놓은 것'을 뜻합니다.
읽는 것은 '이해하고 머리속에 남기려고 하는 것'
쓰는 것은 '꺼내서 다른 데로 옮겨 놓는 것'

완전히 풀어서 이어보면,
'내부로 옮겨 놓은 것(기억과 심상)을' '속에 남기려고 하고' '꺼내서 다른 데로 옮겨 놓는 기계'가 되는 군요. 이 풀이를 보면서 다시 해석을 해 보면, '내부로 옮긴 것은 소중하고, 약하고, 상하기 쉽기때문에 속(기억장치)에 남기려고 하고 더 안전한 곳(다른 매체)으로 옮겨 놓아야 한다. 그래서 이 기계집이 필요하다'가 되는 군요.

제가 읽은 제목 '기억과 심상에 의하여 읽고 쓰는 기계장치'는 이렇습니다.

제가 질문을 ...
질문- 상자를 움직이는 힘은 어떻게 기억과 심상 그 자체가 되는 것인지?
질문문- 요소들이 어떻게 이름은 없고 의미만을 띄게 되는 것인지?
질문문문- 각요소들이 언제 어떤 관계를 요구하게 되는 지?
질문문문문- 스캐너는 어떻게 생성적인 역할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는지?

앞선 물음에 답
x : 무리가 있는 문장.
o : 무리가 가장 덜한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