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대학원_현대조각

1998/06/16(21:16) from 210.115.94.46
작성자 : 배정준 (yerang@netsgo.com)	조회수 : 2813 , 줄수 : 278

시

금누리 선생님. 안녕하시죠?  배정준의 동생 배예랑입니다. 보내주신 답장은 잘 받았어요.   저희 오빠에게 말해주었더니 좋아했고요.  자신의 최근의 시 몇 편을 선생님께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잘 읽어주세요. 나는 Chellist이다 나는 악보를 읽을 줄 모르는 Chellist이다 나는 또한 Chello를 갖지 못한 Chellist여서 낙원상가 2층을 무작정 용기를 냈다 국산 75만원(가능성이 있다) 듣기에 부숴버리고 싶지는 않을 정도의 연습용이란다 옆에는 독일서 건너 온 팔백,천,기천만원짜리 소리를 절대 안들려주는 콧대로 거드름 피며 기대 누워 있다         어쨌든 나는 어서 뛰어나가 75만원을 만들어야 한다 가슴, 묵직하게 누르며 휘젖는 영혼, 저 깊이로부터 울컥거리게 하는 밤색 여인, 조형적으로도 놀랍도록 아름다운 여인의 Torrsso없인 난 못 산다 그러므로 나는 Chellist이다 청량리의 밤 청량리청량리역 전형적인 아줌마파마아줌마패션 늙고찌든이상한아줌마들이 양어깨로 대학생가방맨 대학생의 떨리는팔을 콱 잡아채며 "쉬었다 가, 학생"--한다 쉼 쉼,,이라................... 거금 6만원 그 큰돈을 모아서 온 순진한 대학생아 (촌에서올라온 법대생같다) 쉼?을찾아 흘러든다.만원짜리6장이 혹 모자라나 주머니에 초조히 검지로 확인함이 틀림없다 정육점 분홍형광등이 위풍당당히 좌우로 정렬한 정말로 전국 최고의 미녀들을 뽑아새운 거리로 염통. 콩닥거리며 좆.   불끈거리며 오히려 쓸쓸한 저 뒷. 모. 습. 쉼 약 10분간의 쉼? 광장에서 청량리역 광장. 아스팔트 벤취하나없는  이곳 봄치고는 거친 바람. 있다 23시 막차를 기다리며 앉아들있으니 홀로 앉은 이는 나뿐이니 그것만으로도  집나온 여중생처럼 눈물고인다 하모니카가 없다 하모니카가 없다 立席 좌석과 입석의 차이는 청와대주인장과 청량리역 행려노숙자만큼이다 화장실 앞에 대여섯이 출발전부터 담배를 짓씹고 있다 그 사이에서 내일 아침 일곱시 바다를 소망삼아 세면대에 한 쪽 엉덩이를 위탁한 고운 투피스의 여인. 고고한 목선. 8시간을 서서 간다는 일. 새벽 세네시면 열차 복도 신문지가 요가되고 이불되고 다들 死體처럼 누위질 무렵 그녀의 콧대 꺾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며 응원하는 바이다 사랑歌 과연 과연 東海는 날 기다리고 있을까 거기 해돋는 곳에 있기는, 예전 그 좋던 때처럼 있기는 한걸까 당신을,  사.랑.해.요 영동선 무궁화호에 흔들리며 새어나오는 한마디 01시 여섯시간만 참자 여섯시간은 과연 지나갈까, 시간의 경과란 존재하는가 내가 病이 깊고 罪가 깊은 내가 바다앞에 감히 설 수나 있을까 밤을 뚫고 달리며 눈물흐르며 당.신.을. 사.랑.해.요. 진.정 제목( ) 밤이 영원토록 덜컹일 듯 하다. 기차칸 연결부위 화장실 앞에 저리도 느긋한 미소의 근원지는 어디인가 신발을 벗어 똑바로 놓고 맥주캔을 주르르 가지런히 놓고 신문지 위에 가부좌를 튼 일흔쯤 된 대머리 할아버지.  아, 대웅전 부처이다 그분 앞에는 술에 꼴아 IMF와, 해고사연, 김영삼 씨발놈과 자기의 인생유전을 개거품을 물며 밤새 대하소설을 쓰는 반백의 오십대가 줄담배. 내귀에는안들어온다내귀에는안들어온다 나는 오로지 바.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