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누리 누리.널리.알림

누리.널리.알림

2014/06/10(18:31) from Anonymous Host
작성자 : 유은석> + 글:강진모>파^ㅔ>금누리	조회수 : 4976 , 줄수 : 21

식민지의 . 예술

부산 롯데백화점에 설치되었던 유은석 작가의 <스파이더맨>이 일년만에 철거 되었다..
그 이유는 모두 꼬리내리고 사는 부산에서 오로지 스파이더맨 혼자 건방지게
꼬리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무슨뜻인지 잘 이해 안가시면 사진을 잘 보시라)..

보통사람들은 미술같은 것엔 별 관심이 없다..
그리하여 미술께서 몸소 낮은 곳으로 임하시어 거리의 예술이 되시었다..
그런데 작가 유은석은 다른 작가들처럼 천박해지기를 거부하고 여전히
높은 곳에서 머물며 혼자 외로이 흥분할 줄 알았다..
그리하여 거리를 도도히 흐르는 무관심과 외롭고 고고한 일탈이 별탈없이
일년 동안이나 공존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주의를 환기시키자
항의전화가 장마지기 시작하였다..
고객이 왕이라고 주장하는 자본의 성당으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겠다..

작가는 백화점으로 부터 작품을 철수하든가, 꼬리를 내리든가,
양자택일을 요구받았다..
작가는 꼬리를 내리느니 철수를 결정하였다..
나는 이런 등뼈있는 작가에게서 미술의 미래를 본다..
그러나 자본의 시녀가 되어버린 예술의 앞날 또한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