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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8(09:20) from Anonymous Host
작성자 : 강진모 조회수 : 1064 , 줄수 : 44
'쌩얼'

설리와 구하라가 자살한 내막에 대해서 독일 라디오를 통해 듣는다.
한국방송이 외면하는 한국사회의 '쌩얼'을 외국방송을 통해 마주보는 기분이 묘하다.

걸그룹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악마의 계약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
계약 내용 중에는 성형수술 등 외모에 돈들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 있고,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계약기간 동안 연애를 해서는 안된다는, 상식에 어긋나는, 조항도 있다.
실제로 걸그룹 멤버의 사생활을 통제하기 위하여 침실을 같이 쓰는 룸메이트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해괴한 계약이 존재하는 이유는 얼빠진 광팬들이 아이돌의 사생활을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 한다.
광팬들은 박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그것을 아이돌로부터 보상받으려는 사람들이다.
너는 세상이 선망하는 아이돌인 대신 최소한 나처럼 외로워야 공평하다고 느낀다.

내가 너를 가질 수 없는 대신 아무도 너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느낀다.
아이돌은 사랑할 권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인이 생길 경우,
바람난 애인에게 배신감을 느낀 남친처럼 난리를 친다.
더구나 남자들도 굴종하는 사회에서 무대에 올라 정치사회적인 발언을 하는
건방진 여자가 있다면 돌을 맞아 마땅하다고 믿는다.

광팬들은 아이돌을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들어 댄다.
떨어질 때까지 흔들어댄 뒤에도 익명 속에 숨은 광팬들은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마치 여우를 쫗는 사냥개들처럼, 또다시 새로운 아이돌을 쫗아 컹컹거리며 몰려가고 있다.
그렇게 마녀사냥은 계속되고 지금 이시간에도 누구가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무뇌들을 생각하면 로마의 콜롯세움에서의 광분한 군중들이 떠오른다.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향한 손을 치겨들고 '구하라'가 아니라 '죽여라'하고 외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 무리 중에는 판사 오덕식이도 끼어 있다.
오덕식이는 구하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종범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자신의 손에도 피를 묻혔다.

문화적인 유리천정으로 막혀 있는 식민지에서는 풀들이 바람보다 먼저 눕는다.
바람보다 일찍 일어날 것 같지도 않다.
아무리 노오력해봐야 '나무'로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99%가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기 보다는
기울어 가는 배 속에 앉아 춤추는 걸그룹을 바라보며 넋이 빠져있다.

유리천정으로 막혀있기는 1%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퇴폐적인 삶을 케비어와 마약으로 칵테일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3kg의 마약을 밀수한 처녀가, 미국이라면 종신형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를 받는 것은 마약의 용처가 권력의 심장부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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