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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4(09:39) from Anonymous Host
작성자 : 강진모 조회수 : 1033 , 줄수 : 30
인디언.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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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처녀가 노를 젓는다.
노를 저어 처녀는 어디로 가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살아온 땅을 신대륙이라고,
처녀지라고 망언을 하며 쳐들어온 침략자들은,
원주민들을 몰아내기 위해 인디언들의 의식주가 되는 들소들을 학살하였다.

그러더니 그들은 인디언들이 쫗겨간 땅에 흑인 노예들을 굴비처럼 묶어 끌고 왔다.
아프리카는 물론 태평양의 섬들을 이잡듯이 뒤져 끌고 왔다.
그렇게 풍비박산이 난 인디언 족의 처녀가 사공이 되어 노를 젓는다.
노를 저어 처녀는 어디로 가려는가.

고요한 물 속에는 하늘의 엉덩이를 찌르던 첨탑들이 보인다.
그 건물들은 인디언들과 흑인노예들의 뼈로 지은 바벨탑이다.
그 바벨탑 중에 가장 높은 것은 세계무역을 호령하던 쌍둥이 빌딩이다.

그 쌍둥이 빌딩이 이슬람주의자들의 자살폭격을 받았을 때,
바벨탑의 제국주의자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생각을 했어야 했다.
제국의 역사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반성을 했어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강자는 뉘우치는 대신 힘을 과시한다.
그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 노예들의 희생과
지구자원의 착취를 통해 축적된 수조달러를 태워 버렸다.
테러 못지않게 잔혹한 그 테러와의 전쟁은 결국 바벨탑의 제국이 붕괴하는 전주곡이 된다.

'인디언 처녀'
캔버스에 유채
100X120cm,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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