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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널리.알림 |
| 2021/11/30(11:47)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백석 +?+ 강진모 > 금누리 | 조회수 : 2760 , 줄수 : 58 |
| 여승에 대한 오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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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지 못한다면 인생은 밑지는 장사가 되기 쉽다. 그런데 도시에 갇힌 사람이나, 기억력이 너무 좋아 한번 본 것은 고스란히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언젠가 한번 읽었던 소설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제2의 자연 즉, 문화를 창조하였다. 문화는 그 돌연변이가 변화무쌍하여 삼천갑자 동방삭이가 아니라면 예술이라는 산맥의 등성이와 골짜기에 매일 매일 무성하게 새로 자라는 나무들을 모두 '읽을' 시간이 없다. 그리하여 '신서'들을 읽다 보면 그 또한 서로 비슷비슷하여 '고전'을 다시 읽음만 못하다고 느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 다시 읽는 고전 중에 하나가 백석의 시이다. 그리하여 백석의 '여승'을 다시 읽다가 깜짝 놀랐다. 묵인할 수 없는 실수가 시 속에 비수처럼 박혀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통용'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인터넷에 떠도는 대부분의 '여승'에서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있었다. '현대운문'이라는 블로그에서 인용한 아래의 시에서 그 오류를 직접 찾아 보시기 바란다 <여승> 백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山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山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山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 . 악기로 치자면 백석은 꽹과리같은 타악기가 아니라 마두금이나 바이올린같은 현악기이다. 그러므로 시어들이 서로 화음하며 조화를 이루는 '전체적인 풍경'을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했던 시인이었다. 그러므로 백석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女人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와 같은 실수를 모른체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은 납치되어 모욕을 받는 여승을 모른 체 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것은 백석의 시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백석은 그의 시에서 그러한 폭력을 다룬 적이 없다. 하물며 여승이라는 시에서 딸을 때리는 일을 허용할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때리며가 아니라 '따리며' (따르게 하며)가 옳다. 女人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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