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04/27(23:02)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정자연 | 조회수 : 3416 , 줄수 : 48 |
| ㄷ: 물음 /// 무엇이.그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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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날마다 달라지는 그림 값과 바나나 위의 그림과 세상 만물은 다른 점이 없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아무리 좋은 차를 사도, 시간이 지나면 고장나고 망가진다. 사람의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식는다. 사랑이 식고, 분노가 사그라드는 것처럼 하루가 다르게 삭아드는 바나나 위의 그림은 변하는 속도가 조금 빠를 뿐이다. 연인이 헤어지고서 끝내 남게 되는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 '추억'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갖게 되듯이 물건이 가장 최상의 상태일 때, 매겨진 값이 그 물건의 '값'이지 않을까. 사람의 알몸에 새긴 그림은, 그 알몸 주인의 것이라 생각한다. 화가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판 후에 그 그림을 '내 것이다'라 하지 않고 '내가 그린 것이다'라고 한다. 그림값에는 캔버스 값, 물감 값, 화가의 붓질 들들 모두가 들어있고 화가에게 남은 것은 그림을 그렸던 행위와 기억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므로 알몸 위에 그려진 그림 값은, 캔버스 값을 빼고 매기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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