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실기

2015/10/27(23:11) from Anonymous Host
작성자 : 우지민	조회수 : 490 , 줄수 : 40

<타이틀 매치>전에 다녀 온 긴 감상문

좀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금누리 교수님 전시회에 다녀오고 쓴 긴 감상문 남깁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 예술 한 잔 받게> 우지민 국민대학교 1학년 금속공예학과 20151533 국민대학교 조형대를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학생이라면 금누리 작가는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원로작가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한 분야에서만 그치지 않고 순수미술적인 감성을 바탕으로 하여 실험적인 조각부터 해서 설치, 퍼포먼스, 출판, 글꼴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시각예술 전 부문을 종횡 무진한 작가라 칭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는 21세기 차세대 작가로 알려진 홍정표 작가와 <타이틀매치>전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개최하였고 그 전시회는 올해로 2회를 맞이하였다 한다. 홍정표 작가는 현대미술과 예술행위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개념적으로 풀어내는 훌륭한 조각가이다. ‘타이틀매치’ 라는 전시회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는 ‘조각’이라는 같은 전공의 이력을 가진 두 명의 작가가 다양한 장르의 출품작을 통하여 서로의 고유한 예술관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전시회이다. ‘조각’이라는 공통점 아래에 있는 둘의 전시회는 서로 잘 어우러지는 듯하면서도 한 쪽이 묻히지 않게 독특하고 신선하였다. 내 예술 한 잔 받게. 이 얼마나 낭만적인 비유란 말인가! 환한 손톱 달이 은은하게 비치는 새까만 밤 하늘 아래서 둘이서 예술 한 잔씩 주고 받을 금누리 작가와 홍정표 작가의 모습이 절로 떠오르는 문장이었다. 특히나 이 문장이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글꼴이었다. 이 문장의 글꼴 역시 금누리 작가가 디자인한 글꼴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글씨가 아닌 사람의 형체가 보인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굴곡과 선을 그대로 지나치지 않고 글꼴에 적용 시키는 그의 투철한 실험 정신은 기존 형식 체계를 벗어나는 예술에 대한 남 다른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닌지 싶다. 게다가 그는 1997년 11월 27일, 홍익대학교 4학년 조각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예.술.을.한.잔.받.게’라는 제목의 시험문제를 전산망에 출제한 이력이 있다. 그 외에도 금누리 작가는 우리가 지나치는 일상을 포착하여 자신만의 예술로 승화 시킨다는 것을 그의 작품들로 통하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의 작품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온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은 그다지 생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된다. 이 작품은 공장이나 일터에서 버려진 금속 덩어리들을 전시장으로 옮겨 각 사물에 내재된 새로운 조형적 언어를 창출해낸 작업이다. 작가의 시선에 포착된 오브제들은 고유의 효용성을 벗어나 형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조형적 기호로 읽혀진다고 하였다. 책들이 잔뜩 어우러져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작가가 심사하거나 지도해 온 학생들의 학위 논문과 소장해 온 백과사전을 재료로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서구 중심으로 편성된 교육 환경과 지식을 수동적으로 습득하는데 익숙한 우리의 모습을 경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그들의 평가 기준에 따라서 평가 받는 것들에 대한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먼저 새로 만들어서 그것들을 거꾸로 널리 알리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금누리 작가는 일상을 반영한 예술을 선보였다면 홍정표 작가는 대중들의 시각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색깔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그 완상은 어떤 것일까?’라는 물음을 작품의 주된 주제로 삼은 작가는 그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현대미술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스란히 작업을 나타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많은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길 원했다. 그 질문을 가지고 진행한 작업 중 하나가 바로 “Art Is (hg) #5 & #7”이었다. 현대미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심어주고자 한 작가는 그 공포감을 상어로 형상화 하였다. 그는 이러한 공포를 극복하고자 이를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제작함으로써 현대미술에 대한 문장을 상어 형상으로 제작하였다 한다. 또한 그의 “Golden Art”라는 제목을 지닌 작품은 소위 예쁜 색감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아름답게 금빛을 내는 ‘예술(ART)’ 조각을 제안한다. 미술품이 가득한 이 전시 공간 안에서 문자 그대로 읽히는 ‘ART’ 글씨 조각을 통해 노골적으로 예술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대표 연작 중 하나인 의 기존작업과 신작을 비롯하여 그 예술가만의 독특한 행위와 예술의 실체를 탐구하는 작품들을 출품하여 관람객들에게 더욱 뜻 깊은 전시회를 만들어줬다. 이번 전시는 마치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다음 세대 작가의 물음에 꾸밈없는 자유분방함으로 작가들의 신세대와 구세대의 대립과 조화를 볼 수 있는 전시회였다. 또한 설치미술이 갖는 매력을 다방면으로 보여졌는데 공간을 다루는 작품이므로 우리에게 잊혀졌던 형태의 아름다움을 알 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 게다가 설치미술은 ‘설치’라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기존에 있던 물건들을 재조합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인지 설치된 물건들은 대부분 상이하거나 엉뚱하며 어색한 느낌이 나며 그 사이에 흐르는 흥미롭고 미묘한 흐름을 보여준다. 금누리 작가와 홍정표 작가 모두 활발한 활동을 하였지만 이 전시를 통해 재조명해보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