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훈민정음 초성체계로는 맑지도 탁하지도 않은(현대 언어학에서는 유성음) 목구멍소리인데, 목구멍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습니다. 같은 목구멍소리 계열의 ‘ㆆ’‘ㅎ’은 이 ‘ㅇ’에 획을 더해서 만들었는데 ‘ㅇ’은 이 후음들에 비하여 그 소리가 거세지 않기 때문에 다른 글자를 만들 때 시초가 되는 글자라 하였습니다. ‘ㅇ’이 종성(끝소리)으로는 ‘ㆁ ㄴ ㅁ ㄹ ㅿ’ 등과 더불어 평 ·상 ·거성이 된다고 하였는데, 종성8자제한 규정 속에는 물론 들어 있지 않으며, 당시 국어 표기에서 이를 종성으로 쓴 일도 없습니다. 초성과 종성에서 ［η］음으로는 ‘ㆁ’이 쓰였습니다. 최세진의 《훈몽자회》(1527)에는 ‘ㆁ’을 ‘이응(異凝)’으로, ‘ㅇ’을 ‘이(伊)’로 기록하였는데 그후 ‘ㆁ’과 ‘ㅇ’의 구별이 없어져 ‘ㅇ’이 ‘ㆁ’의 몫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이응’이란 자모 명칭은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처음으로 채택되었습니다.
현대국어에서 음절의 첫소리로 날 때에는 다른 자음이 없으면 그 빈 자리를 채울 뿐 음가가 없고, 받침으로 쓰일 때는 혀뿌리를 높여 연구개의 목젖이 있는 데를 막고 콧구멍 안을 울리어 ［η］의 소리를 냅니다. 그러므로 받침으로 쓰일 때의 ‘ㅇ’을 발음기관상으로 볼 때는 혀뿌리소리 또는 여린 입천장소리가 되며, 발음상으로는 콧소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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