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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눈.과.빛 |
| 2015/11/16(00:31)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정보람 | 조회수 : 897 , 줄수 : 255 |
| 11/2 강의내용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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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님과 함께한 아홉 째 강의 > 나는 프랑스에서는 몇 년 간 머물렀었지만 몇 개월 지냈던 이탈리아 사람들이 더 좋다. 국민성을 나누는 것이 아니고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다. 프랑스 사람들 과 독일 사람들의 경우는 이런 부분은 이 나라 사람들이 더 나은 것 같다 정도 인데 굳이 고르자면 프랑스 사람들이 나와 더 맞는 것 같다. 프랑스 사람들은 신호를 잘 지키지 않는 반면 독일 사람들은 신호를 칼같이 지킨다. (독일과 일 본이 비슷한 성향이다.) 하지만 의문스럽게 교통사고 사망률은 독일이 더 높 다. 독일인들은 규칙과 규범을 매우 잘 지킨다는 측면에서 바라볼 때 최근 독일 의 폭스바겐에서 터진 환경오염 배출가스량 조작은 우스운 일이다. 연비를 좋 게 하기 위해 출고 시험 시 제자리에서 헛바퀴를 돌 때는 가스 배출 검사기가 작동하게 하고, 실제 판매 후 소비자가 주행할 때에는 가스 배출 검사기가 작동 하지 않게 하였다. 자동차 자체는 튼튼하고 연비가 좋은 것은 사실이어서 사실 상 소비자들은 손해 본 것이 없지만 독일 명차 폭스바겐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집단 나쁜 짓이었다. 유태인 학살은 히틀러 혼자서 한 것이 아니다. 집단 규범 을 중시하는 독일 사람들의 특성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1. 김은화 선비의 여쭘 : 유명한 작가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유학이 필수 사항인 걸까요? * 스승님 말씀 - 필수 사항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공부를 좀 더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 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능력이다. 꼭 유학이 아니더라도 여행을 많이 다니던 가 책을 많이 읽던 가와 같이 다른 세상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공부를 해야 한 다. - 중국 속담에 만권을 읽고 만리를 다녀와야 공자가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유 학이란 것 자체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본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필수는 아니다. 다른 사람, 다른 세계를 많이 봐야 나만의 것을 찾을 수 있다. - 과거에는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외국어를 공부하는 환경이 굉장히 어려웠지 만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여 누구나 쉽게 여러 나라 작가들의 작품을 모두 감 상할 수 있다. 본인이 노력하여 찾기 나름이다. - 직업 측면에서 답변을 하자면 우리나라는 학위를 중시하는 풍토가 여전히 남 아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직업에 따라 외국 학교의 학위가 필요할 수 있다. 나는 프랑스에서 꽤 유명한 학교를 다녔다. 그 때 교수가 나에 게 학위가 필요하냐고 물어봤을 때 나는 필요 없다고 답했다. 나는 그냥 그 학 교의 작업환경과 교육제도가 좋아서 그곳을 선택했고 거기서 공부한 것으로 만 족했다. 물론 졸업할 때 추천서를 학교에서 주긴 했지만 나의 기본 마음가짐은 그것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다. - 직업에 따라 필요할 수 있으므로 유학을 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하진 못하 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더 많이 다른 세상을 경험하여 나만의 지 식을 쌓아가는 것이다. - 나의 벗 교수 안상수는 얼마 전 학교를 설립하였다. 나도 그곳의 이사이다. 그 학교는 대학과 대학원 과정을 가르치지만 우리나라 교육부에서 인정해주지 않는다. 교육부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투자를 해주는 곳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는 그렇지 못해 공식 인정을 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스스로 예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 참고로 나는 프랑스의 미술 디자인 학교에서 학위를 받진 않았지만 학교 측 에서 발급한 증명서와 학위 보다 더 공신력이 있는 추천서를 받았다. 안상수 작가는 한국에서만 공부를 하였지만 국제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안상수는 영어와 중국어는 수준급이고 불어와 독일어, 일본어도 어느 정도 한다. 대부분 의 경우 외국 학위가 있는 것이지 모두가 그러한 것이 아니다. 유학이 어렵다 면 여행을 많이 다니길 권한다. 2. 정보람 선비의 여쭘 : 스승님께서는 예술가로서의 인생은 어떠한 길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스승님 말씀 - 예술가란 길이 일단 경제적으로 풍족하지가 않으며 본인이 좋아서 하는 경우 가 대부분이다. 예술로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니 상황은 더욱 어려 워 지고 있다. 본인들도 그러한 인생이 펼쳐질 걸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 이 길 을 선택한 것이라 생각한다. 대학은 취업을 위한 곳이 아니다. 본인이 좋아하 는 분야를 더욱 깊이 배우고 싶어서 오는 곳이다. 나는 교수로서의 부수입이 있 는 예술가의 경우이다. 박항률, 배병우 같은 인기 작가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항률 作]  - 나는 순수하게 내 작품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은 일은 드물다. 내 경향이 쉽 게 팔지 않고 공모전에는 전혀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르겠다. 나도 교수 를 하지 않고 예술에 집중했다면 작품만으로 경제를 꾸려갈 수 있었을지. 로버 트 드 니로의 축사를 듣는 학생들도 그의 과격한 발언에 담긴 깊은 뜻을 모두 이해했을 것이다. 쉽지 않은 길임에는 분명하다. 좋아한다면 버틸 수 밖에 없 다. 개인적으로 예술학과가 너무 많다고 본다. 과거에는 철학과 출신 총장이 많 았는데 요즘은 회계사 출신의 총장이 많다. 대학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 다. [ 금누리 스승님 作 ]   3. 배우리 선비의 여쭘 : 몬드리안의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스승님 말씀 - 추상적 구조주의 화가이다. 말레비치 작품에서 보여지는 단순한 형태와는 조 금 다르다. 말레비치의 추상은 절대주의라고 하며 일반 추상주의와 구분한다. 몬드리안의 작품들은 어떠한 형태를 계속해서 단순화시켜가는 과정에서 나온 결 과이다. 복잡하게 우거진 나뭇가지들을 단순화시켜 선과 네모만 남겨진 것이고 빛깔 역시 추리고 추려서 남은 것이 빨강, 노랑, 파랑이다. - 몬드리안은 네덜란드 출신의 작가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 작가활동을 하였다. 네덜란드의 건축가이자 산업 디자이너인 게리트 리트벨트 Gerrit Rietveld도 몬 드리안과 비슷한 조형적 바탕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하였다. 화가로서는 몬드리 안이지만 디자이너로서는 리트벨트가 훨씬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몬드리안 보다 리트벨트의 조형적인 활용 능력이 우수하다고 본다. 네덜란드에서는 리트 벨트를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인정한다. 리트벨트가 설계한 슈레드 하우스는 건축가가 아닌 공예가가 설계했다고 느껴질 만큼 멋지다. 그의 아내 인 슈레드 부인이 작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여 다른 북유럽 건축들에 비해 크기 가 작다. 그리고 내부의 구조도 조립식 활용이 가능한 부분이 많다. 가령 옥상 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없는데 어떤 줄을 잡아 당기면 지붕으로 올라갈 길이 생 긴다. 그 시대에 그런 건축물을 설계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슈레드 하우스는 예약을 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네덜란드는 이 건축물을 매우 소중하 게 여겨 고속도로를 내는 위치와 길의 높이도 바꾸었다.   4. 양진아 선비의 여쭘 : 왜 우리나라의 풍습은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되지 못 하고 있나요? * 스승님 말씀 - 우리나라도 설이나 한가위, 단오 들들 좋은 풍습이 많다. 할로윈과 비슷한 것 은 시기상 가을이니 한가위가 되겠다.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도 설이나 한가위는 우리 민족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중요한 풍습이다. 우리나라에 현재 자리잡은 기념일(보기를 들면 화이트 데이, 빼빼로 데이, 로즈데이 들들)은 대 부분 상업적인 성향이 짙다. 하지만 상황과 개인이 이러한 기념일을 보내는 자 세는 환경과 상황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어렵다. 5. 윤수영 선비의 여쭘 : 20세기 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엔 조 마리 Enzo Mari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스승님 말씀 - 요즘은 환경과 사회에 대한 전갈이 담긴 디자인이 상업적으로도 인기가 좋 다.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위한 디자인을 한다는 이 작가의 작품에 담긴 ‘어질 다’란 의미가 마음에 든다. 나도 이런 디자인을 싫어하진 않지만 너무 한 쪽 성향으로만 치우치면 디자인이 자칫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 엔조 마리 作 ]  -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그룹 두르그 Droog를 살펴보면 환경에 대한 전갈을 담 고 있으면서 창의적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의미가 있으면서 새롭고 재미 있는 디자인을 만나보고 싶으면 드루그의 작품들을 한 번 둘러보길 권한다. [Droog 호텔 식당]  [Droog 호텔 갤러리]  [Droog 뼈 모티브 의자]  - 아르데코 시대는 굉장히 화려한 장식이 유행했다. 제작비와 제작기간이 어마 어마하게 들었다. 이것이 너무 흔해지자 귀족들은 차별성을 찾기 위해 미니멀 한 디자인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간단하고 깔끔한 디자 인이 더 고급스럽고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6. 김소연 선비의 여쭘 : 스승님께서 여행하신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 스승님 말씀 : - 개인적으로 이탈리아가 좋았다. 로마도 멋지고 베니스도 좋다. 프랑스도 멋지 고 방글라데시의 루이 칸이 설계한 국회의사당도 인상 깊었다. - 방글라데시 공항에 내려 호텔까지 30분 동안 가는 길에 전봇대가 쭉 세워져 있었는데 거기에 모두 코카콜라 광고가 붙어있었다. 당시 방글라데시에서 콜라 는 하루 임금과 맞먹는 비싼 가격이었는데도 광고를 엄청나게 하고 있었다. 코 카콜라를 사먹었을 때 병을 너무 많이 재활용하여 병끼리 맞닿는 부분이 하얀색 으로 변해있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 파리의 공항 길에는 모든 광고가 공으로 되어 있었다. 가는 길 따라 광고 글 이 쓰인 공들이 둥둥 떠있었다. 또한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모든 도로에는 세 로로 과속 방지를 위한 줄이 패여 있었다. 내가 처음 파리를 갔을 당시 우리나 라는 경제적 수준이 많이 낮은 시절이었기에 그 모습을 보고선 프랑스는 돈이 참 많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 인도도 인상적이었다. 호텔에서 나와 아침에 개울가로 산책을 갔는데 멀리서 아낙네 두 명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길 에 똥이 많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개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낙네들이 있는 곳까지 가서 그들을 본 순간 그 모든 똥이 사람 똥이란 것을 알게 되었 다. 아낙네들이 그곳에서 수다를 떨며 똥을 누고 있었던 것이다. - 마사이족의 경우는 실제로 보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몸에 50여개의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다. 여러분이 텔레비전에서 보던 신기한 다른 모습들을 실제로 만나 보았다.  * 그 밖의 말씀 - 순 우리말로 이루어진 색은 하양, 까망,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밖에 없다. 이는 우리가 색에 대해 무지한 것이 아니라 빛에 대한 이해가 매우 뛰어나기 때 문이다. 하양, 까망은 빛의 밝기로부터 나타난 것이고 빨강, 노랑, 파랑은 가 장 기본적인 빛깔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색이다. 이 다섯 가지만 있으면 모든 색 을 다 나타낼 수 있다. - 한글은 단어 그 자체로도 말의 뿌리가 깊다. 굉장히 철학적인 뜻을 품고 있 는 문명적인 문자이다. 이러한 우리 글을 써야 한다. 올리브 그린이라고 하면 뭔가 있어 보이고 뚜렷한 색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올리브 빛깔은 익은 정도 에 따라 천자만별이므로 또렷이 알만한 색이 아니다. - 현재 컴퓨터 프로그램의 언어는 영어로 되어 있는데 색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 를 보면 어리석은 단어가 많다. 누군가 한글로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훨씬 과학 적인 색깔 명령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색상표에서 숫자와 알 수 없는 이름 으로 색을 나누는 것보다 우리말의 빨강, 노랑 파랑의 글자 조합으로 나누면 모 두가 명확하고 선명하게 색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좀 더 세밀한 조 정이 필요하다면 백분률(%)로 조절하면 될 일이다. 우리글은 빛깔에 대한 생각 을 뚜렷하게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문명 글꼴이다.  - 판문점이 있는 마을이 이름이 널문리이다. 판문점에 가서 본 판문점과 하늘에 서 본 판문점은 다르다. - 에펠탑의 조형적 특징은 무엇일까? 에펠탑을 모두 녹이면 바닥에서 8센치미 터 밖에 올라가지 않는다. 그렇게 적은 재료로 높으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의 조 형물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놀랍다. 하지만 나는 타임즈의 한 미술 전문 기자가 말한 에펠탑의 조형적 가치에 가장 공감한다. 그 기자는 에펠탑의 가장 큰 조형적 가치는 파리 사람들에게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에 있다 하였다. 그 당시 파리 사람들에게 위에서 아래를 사방으로 내려다본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는 개념이었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방 사형으로 뻗어있는 파리 구시가지는 그냥 걸어 다니면서 보는 것과 에펠탑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매우 다르다. 색다른 광경인 것이다. - 에펠탑에 관한 유명한 유머도 많다. 어느 기자가 모파상에게 대담을 요청하였 는데 모파상이 에펠탑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하였다. 모파상은 그곳만 이 에펠탑을 눈에서 안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 스승님의 뜻깊은 강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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