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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눈.과.빛 |
| 2015/11/29(23:29)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정보람 | 조회수 : 1337 , 줄수 : 195 |
| 11/23 강의 내용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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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님과 함께 한 열 한 번째 강의 > - 때. 쪽. 깍은 시. 분. 초의 순 우리말이다. - 사람들은 글자를 볼 때 전체를 보지 않고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그림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어 단어의 경우 첫 글자와 끝 글자만 맞으 면 원래 낱말로 읽히기도 한다. 보기를 들면 원래 hello가 맞는 철자이지만 hlelo라고 적혀있어도 사람들은 ‘헬로’라고 읽을 수 있다. 이는 슬기로운 눈 과 빛의 관점에서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사실이다. - 토끼냐 오리냐, 아가씨냐 할머니냐 착각을 일으키는 그림들의 경우 두 가지 그림을 볼 수 있지만 그 두 가지 그림을 동시에 볼 수는 없다. 우리 눈이 두 가지 그림을 한 번에 인식하지 못한다. 곧 보는 사람이 생각하거나 보고 싶은, 그리고 스스로 알고 있는 그림을 먼저 뇌가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 정육각형을 입체로 만들고 멀리 달아놓았을 때 실제 튀어나온 부분이 앞으로 나와있다고 하는 사람과 뒤쪽 모서리가 앞으로 나와있다고 하는 사람의 비율이 반반이다. 이는 지각 심리학자 그레고리의 실험 결과이다. 덩어리를 지각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양쪽 눈이 대상을 인식하는 정도의 차이이다. 이러한 경향은 관찰 대상이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시지각이 희미해지기 때문에 입체감이 점차 없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 미술 낱말 중에 선택된 오브제found objet이란 말이 있다. 좋은 보기를 들면, 타이틀매치 전에 내가 전시했던 금속 조각들은 내가 선택한 오브제로서의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예전에 한 전시회에서 학생의 작품이 마음에 들어 값을 물어본 적이 있다. 당시 나는 내가 괜찮다고 생각한 학생들의 작품을 구매하여 금누리 개인전에 전시하는 아이디어를 학생들에게 제안한 적이 있다. 금누리라는 예술가에게 선택된 오브제found objet로써 학생들이 만든 작품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미술의 가치가 매겨지는 원리를 생각해보았을 때 실천할 만한 아이디어라고 본다. - 현재 ‘아무개의 소장품전’은 가끔 열리는데 이는 작품을 소장한 사람의 안목을 믿고 그가 고른 작품을 감상하러 가는 것이다. 나의 아이디어는 이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나의 안목으로 고른 작품들을 나의 작품으로 정체성의 격을 올려 전시하는 것이므로 혁신적인 전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르 몽드 신문이 사진 대신 글과 그림(만평)으로만 지면을 채웠던 것은 슬기로운 눈과 빛의 시각으로 생각했을 때 사진은 믿을 수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사진은 착시나 맹점으로 인해 왜곡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르 몽드가 최근 들어 사진을 싣게 된 이유는 사진은 완전한 사실이 아니라 참고 자료라고 여기는 사람들의 인식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다. 1. 김은화 선비의 여쭘 : 원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그 길이 정답인지 확신이 서지 않고 점점 더 두렵게 느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스승님의 말씀 - 나도 대학을 졸업하였을 때 마땅히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던 시간이 있었다. 고민을 하다 대학원을 진학하였고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길을 꾸준히 열심히 걸어가다 보니 자연스레 예술가로서 또 교수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 그 과정 중에 가장 큰 깨달음을 얻었던 시간은 우연한 기회에 파리에 가게 되었을 때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었으며 더 큰 안목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예술가가 되겠다고 독하게 마음먹고 산 경우는 아니다. - 나는 나의 영역에서 스스로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살아왔다. 나의 삶의 방식은 무엇이 되기 위해 뭔가를 배운다기 보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기에 부족하다고 느낀 것을 채워가며 살아왔다. 밥이야 굶겠나, 라는 배포를 가지고 즐기며 해나갈 수 밖에 없다. 요즘은 예전보다 우리나라 사정이 각박하지 않다. 무엇을 해서 돈을 벌던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한다면 그 또한 좋지 않을까.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니까.  2. 정보람 선비의 여쭘 : 스승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가는 누구인가요? * 스승님의 말씀 -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관현악의 심포니 오케스트라이다. 웅장하고 멋이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한 명을 꼽으라면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igor stravinsky를 좋아한다. 스트라빈스키는 미술가로 치면 피카소 같은 사람이다. 실제로 피카소와도 친구 사이였다. 그는 12음기법을 잘 다루고 악기마다 다른 박자를 연주하는 방법으로 작곡을 구현한 사람으로 현대 오케스트라 작곡가라고 볼 수 있다. .png) - 특히 36분짜리 곡인 ‘봄의 제전 the rite of spring를 가장 좋아한다. 연주하기 어려운 곡이기 때문에 자주 연주되지 않는다. 들을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공연이 있다고 하면 찾아 보는 편이다. 한참 많이 들을 때는 차 안에서 계속 들었다. 실제 공연에서 들으면 소리의 공간감과 입체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좋다. [ 봄의 제전을 지휘하는 스트라빈스키 ]  - 이 곡은 원래 춤 곡으로 음악에 맞는 안무가 있다. 이 곡에 맞춘 무용이 처음 선을 보였을 때 무용수들이 알몸으로 춤을 췄다. 멋있는 공연이었다. 무용 영화 중에 피나 pina라는 영화가 있다. 전설적인 독일의 현대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인데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무대가 ‘봄의 제전’이다. [ 젊은 시절의 피나 바우쉬 ]  [ 세월이 흘러도 춤을 추는 피나 바우쉬 ]  [ 영화 피나 중 봄의 제전이 나오는 장면 ]   - 미술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의 예술을 자주 접해야 한다. 스트라빈스키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브람스나 모차르트, 바흐, 베토벤 같은 음악가들의 음악을 들어보길 권장한다. 가랑비에 옷깃이 젖듯 이러한 예술 감성과 지식, 교양이 쌓이면서 스스로가 만드는 작품의 깊이가 깊어질 것이다. 3. 윤수영 선비의 여쭘 : 현존하는 최고의 키네틱 아트 작가로 인정받는 테오 얀센theo jansen과 다른 키네틱 아트 작가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 스승님의 말씀 - 누군가를 최고라고 부르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윤수영 선비가 가장 좋아하는 키네틱 아트 작가라고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 질문도 그냥 테오 얀센과 알렉산더 칼더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가 쉬울 것 같다. [ 테오 얀센의 작품 ]  - 동력원이 바람이라는 점만 빼면 두 작가의 작품은 전혀 다르다.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은 신비롭다.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담고 있다.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테오 얀센의 작품은 정해진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 또 다른 키네틱 아트의 작가로 스위스의 조각가 장 팅겔리 jean tinguely 가 있다. 움직이지 않으면 쓰레기 더미에 불과하지만 움직이고 있는 작품을 보면 굉장히 자유롭고 신비하다. 실제 동력을 사용하므로 보는 사람들은 한 번 보고 나면 앞으로 작품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있다. 그의 작품 중 2유로를 넣으면 자동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품이 있는데 실제 그것을 해본 적이 있다. 종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색도 바꿔가며 그렸다. 팅겔리와 금누리의 합작품이었다. 서명을 하여 아내에게 선물했더니 좋아했다. [ 팅겔리의 작품 그림과 실물 ]   4. 양진아 선비의 여쭘 : 평소 에너지가 넘치시는 스승님은 평소 어떤 운동을 즐겨 하시는지요? * 스승님의 말씀 - 발수레를 타보려고 해보았지만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데 특히 축구 같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보는 것은 상관없으나 실제로 하는 것은 싫어한다.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지겹다. 걷기 운동도 즐기지 않는다. 지루하다. - 그나마 발수레는 속도감을 내가 조절할 수 있고 달리면서 풍경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나름 괜찮다. 체육관에서 하는 운동 중에는 수영이 좋고 야외에서 하는 운동 중에는 스키와 말 타기, 발수레 정도로 추릴 수 있겠다. - 말 타기는 말에 올라타있으면 굳이 내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저절로 운동이 된다. 말은 마구간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하여 말에게 미안한 마음도 적다. - 운동 원근법이란 것이 있다. 가까이 있는 것은 잘 보이고 멀리 있는 것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공간과 거리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사물의 움직임에 따라서도 원근감을 느낀다. - 보기를 들면 기차에서 창 밖을 볼 때 기차가 서있을 때와 움직일 때의 원근감은 다르다. 또 기차가 움직일 때 가까이 있는 철도를 내려다보면 엄청난 속도로 나와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아주 멀리 있는 나무는 느린 속도로 나에게 서서히 다가온다. 운동 원근법의 상황은 직선적인 것이 아니라 휘어진 어떤 공간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는 속도와 주변 공간의 형태에 따라 사물의 움직임은 우리 눈에 다르게 인지된다.   < 뜻 깊은 말씀 고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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