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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눈.과.빛 |
| 2003/01/06(17:25) from Anonymous Host | |
| 작성자 : 금누리 (gumnuri@chollian.net) | 조회수 : 2336 , 줄수 : 89 |
| 안으로 흘러드는 빈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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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흘러드는 빈곳 무엇이 바탕으로 되어야 하는가? 빈칸이란 흘러 움직이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 우리는 무덤 속 틀도 휘어진 꼴로 만들 것이고, 길에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모양이 바뀌는 집들이 울렁거릴 것이다. 그리고 모두 이어져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란 무엇인가. 씨름꾼 둘이서 춤추듯 하고, 우리는 앉아서 그 싸움을 보며 즐긴다. 그 다음엔 무엇이 있어야 하는가? 나는 내 다락집 좁은 방을 본다. 뒷간이 있고, 잠자리가 있고, 물통이 있고 물이 나오는 꼭지를 본다. 요즘을 나노 또는 돼지털의 날들이라고 하지만, 나는 이집트 사람처럼 좁은 방을 오가면서, 밥을 먹고, 멀리볼틀을 켜둔다. 방안에 휘감긴 담벼락을 보면서, 꺾긴 바닥 틀을 보면서, 스스로 구부려 본다. 연장들은 머리 위에서 춤을 추고, 그릇은 떠다니고, 라면은 나들목에서 뒷간으로 날아든다. 밥풀은 무지개 빛으로 반짝인다. 내 아내는 셈틀을 왼손으로 구슬치기 하듯 다루면서, 유리구슬에 비치는 새소식들을 보라고 한다. 맑은 구슬 안에 보이는 씨름판은, 월드컵 놀이마당은 둥근 그릇처럼 만들어져 있다. 휘어지는 집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집도 자지처럼 모자람 없이 자라난다. 그러한 곳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생각이 디자인이라면 집 안쪽이란 보지처럼 그러한 것들을 보듬으며 담아두는 것이 되기도 한다. 멈춰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살아 움직이는 셈이다. 겨울에는 벌레이던 것이 여름에는 풀꽃으로 바뀐다. 나는 자라나는 옷이자, 자라나는 집이다. 참이슬 아닌가. 우리는 자라나는 옷 안에 방도 만들고 그 안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잔다. 우리들 크기를 재는 사이 금들은 지워진다. 우리도살아있는사람을똑같이만들어낼수있게되었다 스스로자라나는것들로 옷도만들고 집도만들고 그런옷속에그런집속에살며옷깃을찢어먹어도도마뱀다리나꼬리처럼 곧다시자라고 집벽긁어먹어도다쳤던살이돋아나듯다시자랄수있게된다 그렇다면 우리가만들었던집이나옷이사람의몸과마음이되고 그러한것을만든우리는벌이나개미애벌레처럼되겠다 사람이만든덩어리가사람들을뛰어넘어 하나님의하늘자리를차지하는꼴이될지도모를일이다 올챙이가개구리가되고 누에가나비되고, 물속에서여러해살던것이수많은돋보기를달고잠자리가되어날아다니고 이처럼스스로안으로흘러들며자라나는집과방을생각해볼수있다 고드름이열리는것처럼 거미줄벌집개미집처럼 땅과 하늘 사이에 우리가 있다. 방은 우리가 꾸민 씨앗 톨이다. 집은 저 멀리 떠있는 한 찰나의 열매이다. 우리는 그렇게 서 있어야 한다. 나의스승이나의곁에서조을적에나는나의스승이되고또나는나의스승의스승이되고그런데도나의스승은나의스승대로나의스승인데어쩌자고나는자꾸나의스승의스승의스승의......스승이되느냐나는왜나의스승을껑충뛰어넘어야하는지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스승과나의스승의스승과나의스승의스승의스승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 우리는 이미 새로운 삶을 낳고 있는 것이다. 스승의스승스승의스승의스승님 스승의스승의스승의스승님 스승의스승의스승님 스승의스승님 스승님 죄송합니다. 7L2l -T D 조각가, 국민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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