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초보 건축가의 낯설음에 대한 정의 한스갤러리‘좁은문’La Porte Etroite 테크노 디자인 대학원 건축전공 석사 4학기 송 진 욱 들어가기전에... 한해가 저물어가는 즈음이다.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요즘의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한번쯤 벗어나고픈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이건 어떨까? ‘낯설음이 안겨주는 자아의 발견’ 너무나 익숙하기에 지루하게까지 느껴지는 일상,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된다. 마치 컨베어벨트 앞의 일꾼처럼 자아에 대한 생각 없이 살아갈 뿐이다. 여행 중에 만나는 낯설음의 공간,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동시에 그 속에서 우린 잊고 있었던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1. 낯설음 ; 첫 만남 북한산 기슭, 성북동의 구불구불한 길에 온통 정신이 팔려 한참을 올라가다보면, 나무사이로 불쑥 나타나는 건물이 하나있다. 건축가 구승민의 한스갤러리 <좁은문-La Porte Etroite>. 이 건물은 야외조각공원 '한스갤러리'와 찻집 및 전시, 작은 모임을 위한 '좁은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지가 주는 느낌에 대해 건축가는 건축물의 입장이 아닌 드러낸 공간에 배려된 자연환경의 조율이 '좁은문'이라는 다소 제한된 개념을 가지게 했다고 말한다. (C3Korea. 0211) 이러한 건축가의 의도는 막연히 트인 곳으로부터 절실히 인식될 수 있는 인지적장소의 연출을 위해 자연과 격렬하게 대치되는 가공의 재료-마블라이트, 강화유리, 메탈...-를 삽입함으로서 표현되며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치유의 과정을 거쳐 결국 자연과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좁은 문의 시작은 켜의 중첩에 있다. 초입에 있는 화강석(자연)켜쌓기는 사람과 시간의 흔적들을 담아내며 삽입된 메탈(인공)의 켜는 인위성을 한정 짓는다. 화강석 켜를 벗어나면 베이스패널(중성)을 만나게 된다.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의 부자연스런 대치. 이것은 이질적요소의 낯선 첫 만남이다. 좁은 회랑을 지나 만나게 되는 미스트 처리된 유리문 앞은 내부공간의 낯설음에 대한 완충 공간(Buffer zone)일까? 그 앞에서 망설이는 그림자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2. 낯설음 ; 긴장 & 소통 재료로 꼴라쥬 된 회랑을 지나 만나게 되는 내부에는 또 다른 낯설음이 있다. 거대한 돌덩어리. 마블라이트 아래로 나 있는 낮은 전면창, 실내 중간 허공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노란색 벽, 입구 못지않게 좁은 화장실로 가는 통로, 그리고 역시 너무 좁은 2층 갤러리로의 계단. '좁은문'에는 답답함을 유도하는 건축적 장치들이 너무 많다. 실내 중간허공에 버티고 있는 노란색 벽, 이 벽은 처음부터 손님들뿐 아니라 건축가와 건축주와 사이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던 부분이라고 한다. 너무 길게 내려옴으로 인해 공간을 더욱 좁게 보인다는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건축가는 氣논리에 의해 이 부분을 부각시켰다고 말한다. 넓게 트인 곳보다 인위적으로 막아주고 좁게 함으로써 작가는 이 까페의 이미지를 다듬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막힘의 공간은 입구쪽 돌덩어리 위로 난 원통형의 천창과 마블라이트아래 낮은 전면창을 통해 야외정원으로의 뚫림을 통해 상대적인 시원함을 더하고자 하였다. 실내공간은 잠시 머무르는 영역으로 노란색 벽을 따라 간간히 빛(자연)의 켜를 받아들인다. 머무름의 영역이기에 들러 지나가는 이곳에는 창밖의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3. 낯설음 ; 그 속에서의 자아 발견 '좁은문'에는 답답함을 유도하는 건축적 장치들이 너무 많다. '넓음'과 '탁 트임'에 익숙하고 그러한 것에 집착하는 우리에게 작가는 '좁음이 주는 답답함'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바라봄과 둘러봄의 건축경험은 많은 차이가 있다. 머무르는 장소가 아닌 들러 지나는 건축적 의도가 있어, 다소 불편함을 감소하여야 한다. 조금은 숨이 차는 오석계단의 오름과 겨우 한사람만이 드나들 수 있는 통로와 계단, 좁은 문, 디디면 한 번 쯤은 멈춰서야 하는 유리바닥, 시선을 막아서는 노란색 벽체, 이모든 것이 두루뭉실 어우러져 좁은문이라는 장소성을 반복하여 인식하게 만든다. 일상에 길들여진 건축체계가 아닌 환경에 길들어가는 심리의 주관성이다. 늘 그렇게 받아들여야 했다면 늘 그렇지 않아도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방인의 경험을 필요로 했다. 모든 것은 나름대로의 자기다움이 있다. (C3Korea. 구승민, 0211) 작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건물 밖으로 내몰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금은 답답하게 디자인했고 그 속에서 나왔을 때 건물 밖에는 소담스러운 조각공원과 잘 꾸며진 정원이 있다. 좁고 답답한 실내를 잊어버리고 여유롭게 조각품을 감상하며 정원을 거닐다 보면 문득 또 하나의 조각으로 서있는 '좁은문'을 만나게 된다. 작가가 그토록 사람들로 하여금 건물 밖으로 내 몬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가는 한스갤러리가 야외조각공원으로 조성된 것에 주목하고 자신의 작품이 또 하나의 조각으로 인지되기를 의도했던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오브제를 바라보는 관객의 위치에 서게 하는 건축적 제스춰를 통해 작가자신의 의도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오브제로 다가오는 건축물은 또 다른 느낌이다. 건물만이 아니라 그 속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빨강, 파랑, 노랑의 원색의자들까지 오브제의 한 부분이 되고 답답함으로 조장했던 노랑색 벽도 조형물의 일부분처럼 보이게 된다. 마블라이트로 형성된 낮은 전면창의 한 쪽을 살짝 올려준 것도 오브제로서의 느낌을 배가시키는 듯하다. 하나의 같은 요소가 때로는 답답함을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오브제의 한 부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흥미로움과 동시에 있었던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4. 낯설음 ; 치유 & 교감 작가의 의도적인 답답함으로 인해 뛰쳐나온 우리들이 정원에서 바라보게 되는 또 하나의 조각, 조각으로 존재하려는 건축 작품 속에서 사람들 또한 원색의 의자와 답답함을 고조시키는 노란색의 벽체들과 함께 건축 작품의 한 부분으로 보아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익숙함에 젖어있는 동안 잊어버린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익숙함에 병든 우리들의 정서가 치유가 되고 결국 자연과의 진정한 교감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5. 맺음말 건축에 대한 정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원초적으로는 사람들이 살기위한 곳이라는 정의가 있을 것이고, 또 다르게는 건축물을 사람들을 위한 치유의 공간으로 이해라는 정의가 있을 것이다. 익숙함에 적어있는 동안 자신에 대한 본연의 질문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작가는 오브제로서의 건축물을 통해 잊어버린 자아를 발견하게 하는 실험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자연과 인공의 이질적 두요소의 낯선 첫 만남이 있는 영역을 지나고 건물내부에서 또 한번의 의도된 답답함과 좁음을 연출함으로써 우리들로 하여금 환경에 길들여지도록 하였다. 하지만 작가는 이곳에서 조차도 창밖의 정원을 향하는 낮은 전면창을 통해 답답함 속에서 트인 드러냄을 연출함으로써 자연과의 소통의 창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유도하고 밖으로 뛰쳐나온 우리는 비로소 잘 가꿔진 정원의 조각공원에서 또 하나의 조각처럼 보이는 건축물과 그 속에서 오브제의 한 부분처럼 존재하는 사람들과 의자와 노란색의 벽체를 통해 잊었던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익숙함에 병든 우리들의 정서가 치유가 되고 비로소 자연과의 진정한 교감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결국 작가가 만든 치유의 건축공간을 통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좁은문-La Porte Etroite ]이 건축물이 아닌 정서의 꼴라쥬로 읽혀졌으면 한다고 한다. 건축가가 아니라도 모든 사람들은 저 나름의 건축에 대한 정의를 가진 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건축을 하나의 오브제로 정의하는 젊은 건축가를 만났다. 구승민씨는 김기석 소장으로부터 늘 자기다운 건축을 바라보는 지혜를 배웠다고 한다. 자기다운 건축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모든 건축가가 꾸는 꿈이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꿈이기도 하다. 구승민씨가 그 꿈을 어떻게 이루어갈지 그 과정이 기대된다. 기자 (C3Korea. 김소영, 0211) 참고사항 마블라이트 : 건축물의 내외장 마감재로 개발한 건축용 결정화 유리인 마블라이트는 특수한 조성의 유리를 재가열하여 미세한 결정들의 집합체로 변화시킨 것으로 천연적인 대리석이나 화강석 보다 더욱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면서도 강도와 내후성이 훨씬 뛰어난 상품. 특징 - 경도가 높고, 뛰어난 내후성, 흡수율 0%, 곡면 시공성이 뛰어남. 용도 - 건축물의 외벽, 내벽, 바닥, 기둥, 안내석과 계산대의 상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