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집

선택적 진보 혹은 혁신

글쓴이
김정락 + ? > 누리
쓴날
2024-07-10 00:37
본수
143

via_kjr_450367700_8364273153624850_9218609347173997376_n.jpg

김정락
·
<선택적 진보 혹은 혁신>
문명은 기술적 차원에서 설명되곤 한다.
새로운 기술과 그 기술이 생산한 도구 그리고 도구가 변화시킨 삶과
사회가 문명을 발전시킨다.
새로운 기술은 - 늘 그렇듯이 - 깨어난 소수 혹은 개인에 의해 준비되었다.
인류문명사는 수많은 개인들의 활동과 기여가
세상을 바꾸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를테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수백 쪽의 분량으로
역사현상을 묘사해 주었다.

그러나 모든 발명이나 착안이 선택되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극히 소수가 수용되고 활용되어서 세상을 움직였다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시대와 장소에 따라 유사한 혁신이 다르게 수용되거나,
심지어는 한 쪽에선 혁명적 결과를 가져왔지만,
다른 한 쪽에선 단발마로 그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우리가 자랑하고픈 금속활자를 예로 들어 보자.
목판에 텍스트 전체를 새겨넣는 인쇄술은 매번 판을
새로 제작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했다.
반면에 글자 하나 하나를 구리나 철로 주조하면 판에 글을 쓰듯
활자를 심기만 하면되고,
다른 판에 활자 를 재사용할 수도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이 기술은 인쇄기술과 출판문화의 혁신을 불러왔다.
그런데 왜 우리의 금속활자는 독일 구텐베르크에 비해 인정받지 못할까?

우선은 그 발명의 사회적 영향력이다.
구텐베르크의 활자인쇄는 책과 독서의 대중화를 불러왔고
급기야 종교개혁을 가능하게 만든 미디어로서 그 의의를 갖추었다.
그게 우리의 직지심경을 만들었던 사람들과 시대가 놓친
영향력이자 활용성이다.
다른 것을 지적하자면,
구텐베르크에게 활자는 겨우 알파벳 26개와 부호들만 주조하면 된다는
편리성이다.
이게 우리에겐 기대할 수 없었다.

상상해 보시라.
불경에 사용되는 한자의 수,
즉 활자의 종류가 얼마나 많을지...

발명과 혁신은 단순히 도구나 제도의 참신성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그것을 고안하고 구현하게하는 절실한 사회의 필요와 승인 그리고
역사적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 혁신이 이전 것보다 쉽고
편리한가에 대한 대중적 판단과 선택이 더욱 중요하다.
zl 7
 ^ + ..
 
*J2loY oloz
 L   L   -T
         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