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묏비나리 / 백기완

글쓴이
백기완 >+강진모 > 누리
쓴날
2025-01-05 11:46
본수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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묏비나리 / 백기완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
벗이여
민중의 배짱에 불을 질러라.
꽹쇠는 갈라쳐 판을 열고
장고는 몰아쳐 떼를 부르고
징은 후려쳐 길을 내고
북은 쌔려쳐 저 분단의 벽,
제국의 불야성을 몽창 쓸어안고 무너져라.
무너져 피에 젖은 대지 위엔
먼저 간 투사들의 분에 겨운 사연들이
이슬처럼 맺히고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 들릴지니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세월은 흘러가도
굽이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
노래소리 한번 드높지만
다시 폭풍은 몰아쳐
오라를 뿌리치면
다시 엉치를 짓모으고 그걸로도 안 되면
다시 손톱을 빼고 그걸로도 안 되면
그곳까지 언 무를 쑤셔넣고 아......
그 어처구니없는 악다구니가
대체 이 세상 어느 놈의 짓인줄 아나
바로 늑대라는 놈의 짓이지
사람 먹는 범 호랑이는 그래도
사람을 죽여서 잡아먹는데
사람을 산 채로 키워서 신경과 경락까지 뜯어먹는 건
바로 이 세상 남은 마지막 짐승 가진자들의 짓이라
그 싸나운 발톱에 날개가 찟긴
매와 같은 춤꾼이여
이때
가파른 벼랑에서 붙들었던 풀포기는 놓아야 한다네
빌붙어 목숨에 연연했던 노예의 몸짓
허튼 춤이지, 몸짓만 있고
춤이 없었던 몸부림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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