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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리비ㅔ로.톳^ㅏ니 > 김정락 >누리
쓴날
2025-03-01 07:17
본수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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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락

<베네통 광고사진>

베네통(Benetton)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패션브랜드이다.
한국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던 중가 브랜드였는데 .....
이젠 다른 브랜드에 밀렸는지 보기 힘들어졌다.
한때 베네통은 화려한 원색과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베네통은 상품보다 광고에서 더 큰 유명세를 누렸다.
패션보다 더 자극적이고 기존의 문법을 파괴한 베네통의 광고는
그 자체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패션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회적인 사건이나 이슈들을
거대한 광고판에 도배를 하는 광고방식은 대중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도 넘쳤다.
그래서 2001년 영국 광고표준기관에 접수된 800건에 이르는 불만사항은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였다.

한국에서는 이런 광고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아마도 사진이 보여주는 장면이나 내용들이 혐오를 불러일으키거나
엽기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소위 미풍양속에 성실한 ‘국민’들에게 불편할 것이라는
당국의 판단과 배려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그러나 베네통의 사진들은 무엇보다 서구사회에 치중된 이슈였고,
그들이 안고 있었던 여러 (사회)문제들, 이를테면 인종차별,
동성애, 사형집행, 종교에 의한 윤리논쟁 등등이 파격적으로
그리고 논픽션으로 재현되었다.
이런 방식의 광고는 1982년부터 2000년까지 베네통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했던 사진가 올리비에로 토스카니(Oliviero Toscani)가 디자인하고
만들어냈다.

여러 끔찍한 광고사진들이 많이 있지만,
<신부와 수녀(Priest and Nun)>이란 이름의 광고는 즉각 가톨릭교회와
신자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검은 사제복의 신부와 백색 베일을 쓴 수녀가 사진 가득히 등장하는데 .....
이 둘은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되어 키스를 하고 있다.
순결서약을 행한 신부와 수녀의 애정행각은 가톨릭 세계에서는
어떤 불륜보다 더 불경한 죄악으로 비추어졌다.
토스카니는 “제복과 관례를 넘어서는 것은 사랑”이라 항변했지만,
이 광고는 다른 베네통광고에 비해서도 오래가지 못했다.

가톨릭과는 먼 나에게는 매우 아름다운 장면으로 수용되었다.
정교한 색감은 물론 흑백의 적절한 구도와 배치 그리고
아름다운 모델들의 모습에서 신도 눈을 감을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이것을 보시는 분들 중에는 필자와는 달리 불편하실 수도 있겠다.
그 불편함이 어디서 기인했는지를 되짚어 본다면,
그 불편함은 약간 모순적 갈등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종교와 이에 관련된 윤리와 관습을 모르는 사람이 이 사진을 보았다면,
아마도 필자가 느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감흥을 얻었으리라.

Oliviero Toscani, Priest and Nun,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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